4대강 사업과 환경영향평가  

 
이 상 훈 교수 (수원대 환경공학과)muusim@suwon.ac.kr

출처 : http://www.envitop.co.kr/11chumdan/6/nondan.ht

* 4대강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신 이상훈 교수님의 옥고입니다.

1 서론

 

4대강 사업은 3년 동안에 22조원을 투입하여 4대강의 중하류 634km에 걸쳐서 진행되는 단군 이래 최대 토목사업이며 이명박 정부의 최대 역점사업이다.  환경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의 책임을 지고 있으나, 4대강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란 대규모 개발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조사하고 분석하여 불가피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1981년에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등에 관한 규정”을 제정함으로써 도입되었다.  환경영향평가 제도로 인하여 그동안 경제성만을 내세워 무분별하게 추진되던 각종의 개발사업에 제동을 걸고 경제성 외에도 환경성을 중요한 가치로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인간의 행복은 보다 많은 소득(경제)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쾌적하고 건강한 자연환경(생태계) 그리고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환경)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많은 국민들이 인정하면서 환경부의 조직과 예산은 점점 커지게 되었다.

 

환경부 홈페이지에는 환경부의 설립목적과 임무에 대해서 “각종 환경오염으로부터 우리 국토를 보전하여 국민들이 보다 쾌적한 자연,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고, 나아가 지구환경보전에 기여하여 하나뿐인 지구를 보전하는 것을 그 임무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천명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수행하였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2. 4대강 사업의 정체성

 

2.1 한반도 대운하 공약과 4대강 사업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 구호였던 ‘7.4.7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사업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었다.  그러나 대운하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인 2008년 4월에,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로 시작된 촛불시위가 진행되면서 중간에 한반도 대운하 반대 구호가 등장하였다.

 

촛불시위대의 규모가 커지자 2008년 6월 19일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였는데, 그 중에는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문장이 들어 있었다.  그후 한반도 대운하는 수면 아래로 잠수하였는데 2008년 12월 15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한국형 녹색뉴딜사업으로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였다.  4대강 정비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포함하는 4대강을 대대적으로 정비하여 경제도 살리고 강도 정비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에서는 4대강 정비사업의 정체가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구체적으로 하천정비사업은 그동안 정부에서 꾸준히 추진하여 2007년 현재 4대강 본류 구간에서는 97% 완료된 것으로 정부통계에서 밝혔다.  그렇다면 무엇을 정비하는 4대강 사업인가,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대운하를 되살리는 사업인가라는 질문이 제기되었다.

 

해가 바뀌어 정부는 ‘4대강 정비 사업’을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명칭을 바꾸고,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본부’를 만들었다.  2009년 4월 27일에 3개부처 합동보고회를 통하여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윤곽이 처음으로 들어났는데, 사업비는 13.9조원으로 발표되었다.  그후 6월 8일 ‘4대상 살리기 사업 마스터플랜’이 발표되면서, 예산은 최종적으로 22.2조원으로 발표되었다.  4대강 살리기의 핵심인 본사업은 2009년 하반기에 착공하여 2011년까지 약 3년 동안에 끝내는 것으로 계획되었는데, 사업비가 16조9000억원이며 <표1>과 같이 8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그 밖의 직접연계사업과 연계사업은 모두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12년까지 완공하는 계획으로 되어 있다.

 

<표1> 4대강살리기 본사업 16.9조원 (2009-2011)

구분 수량 사업비 비고
 1. 준설  5.7억톤 5조 1600억 31%
 2. 보 설치  16개소 1조 5100억 9%
 3. 생태하천 537km 2조 1800억
 4. 제방보강 377km     9300억
 5. 댐, 조절지   6개소 1조 7200억
 6. 농업용저수지  87개소 2조 7700억
 7. 수질대책 1식     5000억
 8. 기타 2조 1800억
합  계 16.9조원 100%

자료: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 사업 추진본부, 2009/6/8.

 

필자는 최초에 발표된 4대강 정비사업은 바람직한 하천관리사업으로서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특히 홍수를 방지하기 위하여 저류지를 21개 만드는 사업은 바람직한 계획이라고 평가하였다.  왜냐하면 강둑을 높이는 대신 강변에 저류지를 많이 만들어 홍수의 양을 줄이자는 계획은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에서 추천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4대강 정비사업에서 발표한 보의 개수는 5개에 불과하고, 보의 높이도 3m를 넘지 않는 수중보 수준이었기 때문에 운하 사업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정부가 4대강 정비사업을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개명하면서 사업의 내용을 전면적으로 바꾸었다.  저류지는 21개에서 4개로 줄어들고, 보의 개수는 5개에서 16개로 늘어났다.  또한 보의 높이는 최대 13m까지 늘어났다.  보의 위치 또한 대운하 사업에서 선정한 지점과 거의 일치하였다.  작년 8월 24일 방영된 MBC의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에서는 4대강 사업에서 확보하려는 수심 6m는 운하에 필요한 수심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PD 수첩에서는 4대강 사업의 내용이 이렇게 바뀐 것은 한강홍수통제소에 설치된 비밀팀이 관여한 것 같다고 보도하여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표2> 4대강 정비 사업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차이점

구분 저류지
4대강 정비 사업 21개 4개
4대강 살리기 사업 5개 16개

 

필자는 4대강 사업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준설사업(예산 5조1600억원)과 보 설치 사업(1조5100억원)이라고 본다.  만일 4대강 사업의 목적이 레저공간을 확보하고 수상위락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면 보와 준설은 꼭 필요한 사업이다.  그러나 홍수를 방지하고 수질을 개선하고 수생태계를 살리는 것이 4대강 사업의 목적이라면 보 건설 사업과 준설 사업은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는 사업이다.

 

현재의 4대강 사업은 정부의 주장처럼 외형상 운하는 아니나 차기 정권에서 쉽게 운하 사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은 운하의 전단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관해 “4대강 정비사업이면 어떻고 운하면 어떻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운하와 4대강 사업을 구별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을 들어냈다. (www.viewsnnews.com, 2008/12/01)  4대강 사업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후에, 당시 청와대의 이동관 대변인은 “일부에서 대운하 백지화라는 표현을 쓰는데 적절치 않다”고 말하여 여운을 남겼다. (부록 참고)

 

2.2 사업목표의 우선순위

 

4대강 살리기의 목표는 1) 용수확보, 2)홍수방지, 3) 수질오염 개선, 4) 지역발전 유도라고 명시되어 있다.  정부에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어록까지 인용하면서 4대강 사업은 치산치수 사업으로서 국토를 홍수에서 보호하는 재해방지사업이고 오염된 수생태계를 복원하는 하천복원사업이라고 국민에게 홍보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이 정부에서 홍보하듯이 4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타당한 사업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앞서 나열한 3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없으며, 오히려 진정한 목표는 마지막으로 제시된 지역발전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보여진다.  4대강 사업 목표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의 근거로서 2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는 2009년 6월 29일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 사업 대신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하여 라디오 연설문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하였다.

 

“4대강 살리기도 바로 그런 목적입니다.  지난 5년간 평균으로 보면, 연간 홍수 피해가 2조 7000억원이고, 복구비가 4조 3000억원이나 들었습니다.  수질도 개선하고 생태 환경과 문화도 살리면서, 국토의 젖줄인 강의 부가가치도 높이면, 투입되는 예산의 몇 십 배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이 발언을 음미하면, 4대강 사업 3년 동안에 투자되는 22조원은 말하자면 종자돈이다.  반복되는 홍수피해와 복구에 매년 7조원이나 들어가므로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3년만 참으면 투자한 돈은 모두 건지는 셈이 된다.  더욱이 4대강 사업으로 강의 부가가치가 높아지면 투자한 22조원의 몇십 배의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대통령은 역설하고 있다.

 

둘째로, 4대강 사업의 목표에 대해서 강만수 경제특보는 “4대강 사업을 치수사업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호텔, 레저 등 엄청난 파생산업을 발생시키는 거대한 사업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http://news.khan.co.kr, 2011/02/17) 이 발언은 4대강 사업의 목표에 관해 숨겨진 진실을 들어낸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에서는 지금까지 사업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하여 4대강 사업은 홍수를 막고, 용수를 공급하고, 수질을 개선하고 등등의 그럴듯한 목표를 내세웠었다.  그러나 기실 4대강 사업의 목적이 레저산업이라는 것은 4대강 사업의 구상 단계에서부터 정부 측의 일관된 목적이었다고 생각된다.  작년 12월에 국회에서 통과된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은 4대강 사업을 통한 레저산업 육성이라는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서는 꼭 필요한 법이다. 

 

2.3 지류.지천 살리기 사업의 필요성

 

대통령 산하 지역발전위원회에서는 2011년 4월 13일, 4대강 사업에 이어 2단계로 2015년까지 4대강 지류와 지천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하는 ‘지류 살리기 기본 구상’을 발표하였다.  4대강과 연결된 지방하천 412개소(길이 1667km)와 실개천 도랑 등 하천생태계를 살리는 사업을 20조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여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10조원 규모의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국책사업으로 지정해 놓고 입지 선정만 남겨 놓은 상태에서 경제성을 이유로 백지화 해놓고, 지류 살리기 사업은 경제성도 검토하지 않은 채 밀어붙인다는 비난이 일자,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는 발표 2일 후에 ‘지류 살리기 기본 구상’에 대한 추가 보고를 연기하였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이 끝나는 2011년 이후에는 반복되던 홍수재난에서 벗어난다고 국민에게 홍보하였다.  또한 정부측 학자는 “본류의 수위를 낮추면 지류의 홍수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MBC 백분토론에서 주장한 것을 필자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왜 지류에 또 다시 20조원이라는 돈을 투입하여 홍수 피해를 막고 지류를 살리는 사업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류사업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주장은 4대강 사업의 목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셈이 된다.

 

3.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

 

(1) 보가 수질에 미치는 영향

4대강의 보가 수질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사실은 이른바 ‘가동보 만능론’이다.  보를 막아서 물이 정체되면 용존산소가 줄어들고 부영양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에 대해서 정부는 “4대강 보는 가동보이기 때문에 홍수 위험시 또는 수질오염이 우려될 때에는 가동보의 수문을 열어서 물을 방류한다.  그리고 다시 가동보의 수문을 닫으면 물을 저장하여 용수를 공급하고 위락활동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근본적인 허점이 있다.  법정 홍수기인 6월 21일부터 9월 20일 사이의 3개월 동안 가동보의 수문을 열어놓을 것인가 닫아놓을 것인가?  만일 가동보의 수문을 열어 놓는다면 용수를 공급할 수가 없을 것이다.  만일 수문을 닫아 놓는다면 수질이 악화되고 홍수 위험이 증가할 것이다.

 

가동보의 기능에 대한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4대강 사업 추진본부에서는 “염려하지 말라. 발달된 IT기술을 접목하여 수시로 열었다 닫았다 조절하면 된다”고 답변한다.  그러나 낙동강의 경우 최상류인 안동댐에서 하구둑까지 보가 없는 현재에도 유하시간이 18일이나 되고, 만일 8개의 보가 만들어지면 보에 저장된 물을 시차를 두고 차례 차례로 방류할 수 밖에 없다는 제약 조건, 그리고 집중호우나 태풍에 대한 예보기간이 1주일을 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홍수기 3개월 내내 가동보를 열어놓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김좌관, 2009)  정부에서는 아직까지도 4대강 보의 운영규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하나의 보가 용수공급과 수질개선이라는 상반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는 데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

 

(2) 보가 홍수에 미치는 영향

 

보는 물을 가두어 수위를 상승시키므로 기본적으로 홍수에 불리한 구조물이다.  이 점에 관하여 수문학계의 원로인 이원환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홍수조절량 해결책으로 16개 보를 설치하겠다는 발상은 한국 하천 특성과 홍수재해의 가공성을 망각한 일로서 수리학적으로 보는 그 주기능이 유수를 차단하여 수위의 상승을 도모함으로써 관개용수 취수를 위한 수리시설이지 홍수조절량 확보를 위한 저수시설물이 아니다.” (이원환, 2010/5) 이에 대해 정부측 답변은 “가동보이기 때문에 홍수가 문제되면 수문을 열어서 방류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오해하고 있는 사실은, 여주보 하나만을 제외하고 15개 보가 모두 고정보 부분과 가동보 부분으로 이루어져서 정확히 말하면 혼합보라는 점이다.  보의 길이 중에서 고정보의 점유율은 남한강 강천보의 20%에서부터 낙동강 강정보의 87%까지 다양하다.  16개 보의 총길이 7973m 중에서 고정보 부분은 4765m로서 비율로 계산하면 60%가 고정보이다.

<표 3> 4대강 16개 보의 가동보와 고정보 제원

하천명 보이름 길이(m) 가동보 고정보 하천명 보이름 길이(m) 가동보 고정보
한강 이포보 591 295 296 낙동강 함안보 568 146 422
여주보 480 480 합천보 323 218 105
강천보 440 350 90 달성보 570 135 435
금강 부여보 620 120 500 강정보 954 120 834
금강보 260 222 38 칠곡보 400 232 168
금남보 360 180 180 구미보 640 104 536
영산강 죽산보 607 184 423 낙단보 286 142 144
승촌보 540 176 364 상주보 335 105 230
총계 7973m 3208m 4765m

자료: 이원환, 2010/5 재정리.

 

그러므로 홍수시에는 보가 설치된 지점에서 고정보가 차지하고 있는 수위만큼 홍수위가 추가로 상승하고 상류측으로 배수(背水)영향을 받게 되어 침수피해가 우려된다.  수위가 얼마나 상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수리모형실험을 통하여 분석할 수 있으나, 4대강 사업은 워낙 급하게 서두르다 보니 16개 보 중에서 15개 보는 수리모형실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공사를 시작하여 환경단체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3) 준설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

4대강에서 5억7000만톤의 모래를 제거하는 준설사업은 하천의 통수단면을 넓혀 수위를 낮추어서 본류 구간 제방의 월류로 인한 홍수를 막기 위한 것이 1차적인 기능이다.  준설하는 모래의 수질정화기능에 대해서 서로 상반된 견해가 충돌하고 있다.

 

강에서 대규모로 모래를 제거하면 수질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안동대의 정기영 교수는 “암석이 풍화되는 과정에서 표면에 많은 미세한 공극들이 형성되어 있다.  이런 미세한 공극은 물과의 접촉면적을 넓혀서 모래층을 통과하는 물의 정화작용을 돕는다”고 주장한다. 

 

교원대의 오경섭 교수는 “낙동강 본류의 모래층과 모래톱은 탁해진 강물을 맑게 하는 필터 기능을 한다.  구미와 대구를 지나며 BOD가 3.3ppm으로 나빠진 낙동강물이 불과 20km 하류에서 1.1ppm까지 맑아지는 것은 바로 이런 모래층 덕분이다.”고 주장하였다. 

필자는 얼마 전 서울역 대합실에 있는 4대강 사업의 홍보자료를 보고서 깜짝 놀랐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자료에서는 강에 쌓인 퇴적물을 사람 혈관의 콜레스트롤로 비유하고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모래를 준설한다고 쓰여 있었다.

준설에 대한 과거 자료를 살펴보면 환경부는 1990년과 1993년에, 국립환경연구원에서는 1998년에, 환경관리공단에서는 1999년에, 팔당호 수질개선을 위한 준설을 검토했으나 효과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포기한 적이 있다.  보다 최근인 2004년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 결과 역시 준설에 의한 팔당호 수질개선 효과는 미미하며 오히려 오염원 차단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준설은 준설과정에서의 수질오염, 재퇴적 가능성, 준설토 처리의 어려움, 과도한 비용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이 너무 커서 효율성이 없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환경부는 2005년에 <홍수예방을 위한 남한강 하천준설사업에 따른 사전환경성검토서 반려>라는 제목의 문서에서 “준설로 인한 수질 및 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므로 체계적인 홍수피해 대책과 수질보전 대책 등을 마련하기 위한 남한강하천정비계획을 수립한 후에 준설사업의 시행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다. (www.whywon.net/599, 2009/11/26) 그러나 2009년에 환경부는 동일한 구간인 남한강의 준설사업에 대해서 수질과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하였다.

 

(4) 준설이 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4대강에 보를 막으면 강이 변하여 저수지가 되므로 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문제가 된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종교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4대강이 사라지고 강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이 죽어간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 정부 측에서는 하천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이 아니고 호수 생태계로 변화되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흐르는 강이 수심 6m의 저수지가 되면 흐르는 물에 살던 모든 생명체는 사라진다고 보아야 한다.  얕은 물에서만 사는 피라미와 버들치, 모래에 붙어 사는 모래무지, 얕은 강 바닥을 기어 다니는 다슬기, 그리고 강 바닥에 사는 조개와 수많은 곤충의 애벌레와 저서생물들은 4대강과 함께 사라진다고 보아야 한다.

 

강가에 발달된 천연의 습지도 모두 사라진다고 보아야 한다.  강가의 천연 습지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정부측에서는 “그보다 더 넓은 면적의 인공습지를 만들면 된다”는 식의 안이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4대강사업 추진본부장인 심명필 교수는 2010년 8월 천안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 특강에서 “습지는 하천에 오랜 시간이 지나면 거기에 쌓인 모래라든지 일종의 섬같은 게 생겨 나무가 자라고 그 지역 강이 많으면 물이 차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습지는 홍수 측면에서 굉장히 부담이 되기 때문에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심명필 교수의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 협약 10차 총회 때에 “람사르 협약의 모범국이 되겠다”며 습지 보호를 150여 회원국 앞에서 적극 약속했던 것과 정면 배치되는 발언으로 국내 환경단체는 물론 국제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초래하였다.  (www.viewsnnews.com, 2010/8/30)

 

환경부 장관 또한 습지에 대해서 비슷한 견해를 가진 것 같다.  이만의 환경부장관은 2010년 12월 언론 매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하천이 건강하면 하상에는 습지가 안 생긴다.  체험적으로 확신을 갖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한다고 하니 사람들이 ‘강이 죽었냐’고 반문하는데 죽었다.  강바닥에 물이 흐르지 않고 풀과 나무가 우거지는 것을 습지라고 예찬하는데 그건 강을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다.  강에 백사장이 있는데 왜 그것을 준설하느냐고 비판한다.  강에 백사장이 쌓이는 것은 강이 건강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경단체들이 근본적으로 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www.e2news.com, 2010/12/22)  행정가인 이만의 장관은 모래의 기능과 습지의 생성에 대해서 환경학자와는 전혀 다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5) 준설이 홍수에 미치는 영향

준설이 본류의 홍수위를 낮추어 본류의 제방이 월류되어 발생할 수 있는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본류의 수위를 낮추어도 지류의 수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과거 홍수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류 유역의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없다는 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지난 5월 10일 경북 구미시에서 발생한 가물막이 붕괴로 인한 취수중단 사고는 준설로 인하여 본류를 너무 깊이 준설하여 생긴 부작용 중의 하나이다.  본류의 준설은 지류와의 합수부에서 역행침식을 일으킬 것이며, 지류로부터 계속적으로 토사가 유입되어 준설의 효과는 단기간 내에 사라질 것으로 염려된다.  그러므로 대규모 준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보다 정밀하게 분석해야 할 것이다.

 

4. 절차상의 문제

 

정상적인 절차를 따라 4대강 사업을 진행한다면 4대강에 대해서 상위 계획인 유역종합치수계획과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사전환경성검토서를 작성하여 심의를 받아야 한다.  심의 결과 4대강 사업이 환경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4대강 사업에 대한 실시설계보고서를 만들고 이를 근거로 하여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여 환경전문가와 주민의견을 수렴하여 최종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  사업자인 국토부는 최종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환경부와 협의를 거친 후에 4대강 사업의 공사를 시작하여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4대강 사업에서 이러한 모든 절차는 지켜지지 않았다.

정부에서는 유역종합치수계획과 하천기본계획은 수정하지 않은 채 4대강의 정비를 시작하였다.  4대강 사업 중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생태하천 조성 사업은 사전환경성검토가 끝나기도 전에 기공식을 가졌다.  2008년 12월 29일에 경북 안동에서 생태하천 사업의 착공식이 국무총리 주재로 성대히 거행되었다.  그러나 안동을 관할하는 대구지방환경청은 “생태하천 사업의 사전환경성 검토서가 지난 22일 접수되어 현재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실제 삽을 뜨는 공사는 사전환경성검토가 끝나는 내년 2~3월에 시작할 예정”이라며 문제될 것 없다고 했다. (www.viewsnnews.com, 2008/12/29)  이에 대해 민주당의 김상희 의원은 “사전환경성검토도 끝내지 않고 착공하는 사업에 환경부 이만의 장관이 참석한 것은 본분을 잊은 행위”라며 “정부가 환경부 장관을 국토해양부 국장으로, 환경부를 국토부 지청으로 만들고 있다”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http://ask.nate.com, 2008/12/30)

현행법에 의하면 하천 정비사업의 구간이 10km 이상일 경우에는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되어 있는데, 4대강 사업에서는 하천정비사업 대부분을 길이 10km 이내로 잘라서 사업을 발주하였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의 이철재 국장은 “4대강 정비가 결국 하나로 연결되는 사업인데 10km 이내로 쪼개어 정비를 실시하는 것은 환경영향평가를 피해가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복원한 청계천 구간의 길이는 5.8km 인데, 당시 서울시의 환경영향평가 규정에 의하면 6km 이상의 하천공사는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되어 있어서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한 적절한 길이를 선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4대강 사업을 서두르다 보니 논란의 핵심인 보 공사에 대한 실시설계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환경영향평가서가 작성되었다. (www.sisinlive.com, 2009/11/16) 정부에서는 4대강의 16개 보는 친환경 다목적보로서 홍수도 막고, 용수도 공급하고, 수질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보의 기능과 효과에 대해서는 수리모형실험을 포함하는 환경영향평가서가 먼저 작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15개 보에 대해서는 수리모형실험이 끝나기도 전에 공사가 시작되었다.  인제대 토목공학과의 박재현 교수는 “상식적으로 보의 운영계획을 마련한 뒤에 설계를 하고 공사를 하는 게 맞는데 지금 정부는 이를 거꾸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ttp://news.hankooki.com, 2010/06/16)

국토해양부가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확정 발표한 것은 2009년 6월 8일이었다.  이어서 국토해양부가 환경영향평가 대행 업체와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 계약을 체결한 날이 6월24일이었고, 4대강 환경영향평가서가 최종적으로 제출된 날이 8월 10일이었다.  환경영향평가에 걸린 시간은 각 유역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최장 48일이었다.  4대강 사업의 구간 길이가 634km에 달하고, 예산이 22조나 되는 초대형 사업임을 고려하면 평가 기간이 너무 짧고 부실했다는 환경단체의 비판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환경영향평가에서 매우 중요한 주민의견 수렴과 설명회는 2009년 8월 3일~28일까지 25일 동안에 마쳤다.  공청회는 전국에서 단 3차례 열렸다.  2009년 9월 30일에 국토부에서 환경부에 접수한 협의 요청은 37일 만인 11월 6일 모두 끝났다.  모든 것이 속전속결로 추진되었다.

환경부는 2009년 11월 6일 보도자료에서 “평가서 본안 접수 이후 총 12차례에 걸친 평가단 자문회의를 통해 환경영향에 대해 충분한 의견 수렴 및 검증을 실시하였고, 공사중 수질관리방안, 대체 습지 및 녹지벨트 조성 등 안전하면서 생태적으로 유익한 다양한 대책을 추가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의 61개 공구 634km 구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과 “공사기간 중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지 않고, 국립환경과학원이 수질을 예측한 결과 4대강 전역에서 2006년보다 전반적으로 수질이 개선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환경부는 발표하였다.  국토부에서는 이날 환경부와의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끝남에 따라 4일 후인 2009년 11월 10일부터 낙동강 3개소, 영산강 1개소의 보 설치 공사를 착공한다고 발표하였다.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는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의 규모에 비해서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기간이 너무 짧았고, 주민 의견 수렴과 이후의 부처간 협의과정이 너무도 빨리 진행되어서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는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5. 소외된 환경부

 

국토부는 부처의 특성상 개발부서이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을 속도전으로 추진하려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환경부는 부처의 특성상 조급한 개발에 제동을 걸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검토하자고 주장했어야 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하여 중요한 정책결정 과정에서 소외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가 소외되고 있다는 증거로서 2가지 사례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 환경부는 4대강 사업의 내용이 크게 변경되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최초 발표된 4대강 정비 사업이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사업의 내용이 크게 바뀌었다.  4대강 정비의 주 내용은 저류지를 21개 만들어 물을 일시적으로 가두어서 홍수의 양을 줄이는 사업으로서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에서 추천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4대강 살리기로 바뀌면서 저류지의 개수는 4개로 줄어들고, 대신 보의 개수는 5개에서 16개로 늘어나 홍수에도 불리하고 수질관리에도 불리하게 되었다.  이렇게 중요한 정책 변경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환경부는 소외되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2009년 4월 27일 대통령 보고회 때, 환경부는 4대강에 16개 보를 만든다는 사실을 그날 아침에야 통보받았다고 한다.  사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언론에 브리핑도 했던 것이다.“ (www.chosun.com, 2009/5/7)

 

둘째 사례로서 국토부에서 추진하여 국회를 통과한 친수구역특별법의 처리 과정에서 환경부의 의견이 소외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2010년 10월 3일 SBS 8시 뉴스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방영되었다.

 

“지난 2월 환경부에서 친수구역활용 특별 법안에 대해 국토해양부로 보낸 비공개 공문입니다.  사업승인 절차를 간소화한 일부 조항이 난개발 규제를 위한 다른 법 조항과 상충하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적극 반영해달라는 요청도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국토부는 국회에 여러 관련 부처 의견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유독 환경부 의견만 제외시켰습니다.  더 나아가 국토부는 여러 부처와의 조정 결과, 다른 의견이 없는 것으로 협의해 추진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환경부 측 설명은 다릅니다.  [환경부 직원: 이 법에 의해서 허가받은 것으로 봐 버리면 개별법에서 허가하는 경우보다 (규제가) 약화될 수 있습니다.] 야당 측은 정부의 일방통행이 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최철국/국회국토해양위원: 4대강 주변을 마구잡이로 개발하기 위해서 만든 법인데, 관계부처 반대의견까지 무시하면서 졸속적으로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되는 데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미디어다음, 2010/10/03)

 

환경부가 이처럼 소외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 단서가 되는 언론기사를 찾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2009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후 2008년 12월 14일에, 환경부 장관도 참석한 확대경제회의에서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이 조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예산집행 절차를 한시적으로 간소화 하라”고 지시했다. (www.viewsnnews.com, 2008/12/14)  또한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4대강 살리기는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내 구상이니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www.sisinlive.com, 2010/10/08)

 

6. 결론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결과는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 중에서 4대강의 수질과 관련되어 다음 2가지 결과를 지적할 수 있겠다.

 

(1) 수질 목표 달성 기간이 늘어날 것이다.

 

흘러가는 4대강에 16개 보를 막아 저수지로 만들면 수질이 얼마나 나빠질까?  경기개발연구원의 수질팀이 2009년 7월에 발표한 “4대강 살리기 사업과 후속 사업 대응 방안”이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남한강에서 보를 막아 강이 저수지가 되면 유속이 느려지고 확산계수가 작아져서 수질이 33% 나빠질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조류 발생으로 인한 수질악화는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조류 발생도 포함시키면 조류의 번성기에는 저수지 물은 하천수에 비해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최소 50%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고 필자는 예측한다.

그러므로 만일 상류유역에서 엄청난 예산을 들여 하수처리장을 증설하고 인처리 시설을 도입하고 등등 수질개선사업을 성공시켜 유입수의 수질을 BOD 2ppm으로 개선하여도, 보를 막아 새로 생긴 저수지에 물이 유입되는 순간부터 보 때문에 수질이 나빠져서 최악의 경우 3ppm으로 나빠질 것이다.  물이 정체되면 수질이 나빠진다는 주장은 저수지에 들어온 물에 적용되는 주장이다.  보를 막아 물그릇이 커진다고 해서 수질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지류와 상류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의 양을 줄여야 본류의 수질이 개선된다.  지류이거나 본류이거나, 흐르는 물에 보를 막아 정체되면 수질은 나빠질 수 밖에 없다.

그동안 환경부에서는 “맑은 물 공급 종합대책(1993-1997)”에 15.9조원을 투입하였고, 이어서 “4대강 물관리 종합대책(1996-2005)”에 26.9조원을 투입하였다. (환경부, 환경백서 2010, pp. 389-390.) 환경부가 4대강 사업 발표 이전에 추진하던 ‘4대강 물환경관리 기본계획(2006-2015)’의 목표는 ‘물고기가 뛰놀고 아이들이 멱감을 수 있는 물환경 조성’이었다.  2007년 1월 10일에 발표한 환경부고시 제2006-227호에 의하면, 2015년까지 우리나라 하천의 수질조사 지점 115개소 중 72%에 해당하는 83개 지점의 수질을 1등급으로 만들고, 호소 49개소 중 86%에 해당하는 42개 호소를 1등급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표 4> 수질 및 수생태계 목표기준

목표기준(등급) Ia Ib II III IV
강(지점수) 37 46 15 14 3 115
호수(지점수) 26 16 4 3 49

 

자료: 환경부, 2007/1, 환경부고시 제2006-227호를 재정리.

 

그러나 4대강에 16개 보가 설치되면 보의 존재로 인하여 4대강의 수질은, 최대 50%까지, 더 악화될 것이다.  보가 없다면 2007년도에 제시한 수질 목표를 2015년까지 달성할 수 있겠지만, 보로 인하여 이러한 목표 달성은 뒤로 미루어지게 된다.  우리는 보와 수질의 관계에서 방향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4대강에 보를 건설하는 것은 수질을 악화시키는 사업이며 환경기초시설에 투자하는 것은 수질을 개선시키는 사업이다.  양자는 방향이 서로 다른 사업이다.  그러므로 보 건설사업은 수질 측면에서 볼 때에 “병주고 약준다”는 속담에 비유하면 ‘병을 주는 사업’이며, 환경부에서 추진하는 수조원의 수질개선 사업은 ‘약주는 사업’이다.  병을 주지 말고 약만 주면 환자는 건강을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부는 4대강의 수질보전을 위하여, 그리고 예산의 엄청난 낭비를 막기 위하여 16개 보를 철거하자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할 것이다.

 

(2) 친수구역과 수변구역은 양립할 수 없다

2010년 12월에 국회를 통과하고 2011년 4월 30일 시행령이 발효된 ‘친수구역활용에 관한 특별법’은 4대강의 수질에 치명적인 독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친수구역은 ‘하천 구역 양쪽 경계로부터 2km 이내 지역을 50% 이상 포함하는 지역’인데, 국토면적의 23.5%인 2만4000km2에 달한다.  친수구역을 개발하면 4대강 연변에는 온갖 관광.레저.상업시설이 들어서면서 4대강의 수질관리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측 설명은 “개발압력이 높아왔던 곳을 체계적으로 선제적인 환경대책과 함께 개발하되 개발이익의 90%를 국가에서 회수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국토부에서 최초 이 법을 제출하였을 때에는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그러다가 이 법이 상수원보호법을 비롯한 29개 법에 저촉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시행령을 정하면서 환경평가를 받도록 보완하였다.

지금까지 환경부의 지속적인 수질관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강의 양안은 오염원 관리가 어려워서, 환경부에서는 1998년에 수변구역 설정기준을 정하고 1999년에 한강수계부터 수변구역을 지정하기 시작하였다.  수변구역이란 하천 경계로부터 상수원보호 특별대책지역에서는 양쪽으로 1km 이내, 그밖의 지역은 500m 이내의 구역을 말하는데, 수변구역으로 지정되면 개발행위가 엄격히 제한된다.  2009년 말 현재 4대강 주변 39개 시군구의 1200km2가 수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표 5> 수변구역 지정 현황

유역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수변구역(km2) 190.2 338.4 372.8 298.6 1200

자료: 환경부, 2010 환경백서.

 

수변구역을 지정하던 환경부는 ‘2007년 수변구역 관리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보다 더 강력하게 상수원 유역을 보호하기 위해 하천과 호수의 경계로부터 50m 지역을 ‘우선매입지역’으로 지정하여 2015년까지 1800만평의 수변구역을 매입할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 등 한강수계 주민들은 1톤당 170원의 물이용부담금을 수도요금과 함께 지출하고, 정부에서는 이 돈을 수변구역의 매입에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친수구역특별법에 의하면 국토부 장관이 친수구역을 지정하면 지방자치단체는 하수도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환경부 장관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40일 안에 이를 수용하도록 되어 있다.  친수구역을 승인하게 되면 수변구역은 자동으로 해제된다.

 

환경부에서는 “될 수 있으면 수변구역이 포함되지 않도록 국토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하지만, 친수구역 지정은 전적으로 국토부가 칼자루를 쥔 형국이다.  물이용부담금을 이용하여 매입하는 수변구역을 해제하여 친수구역으로 바꾸면 수질은 당연히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며 지금까지의 수질관리 정책의 근간이 흔들리게 될 것이다.  지난 총선때 정치인들이 앞 다퉈 도심 뉴타운 개발 공약을 남발했듯이,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지역별로 표심을 얻기 위한 친수구역 개발공약이 쏟아지면서 투기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도 있다. (http://news.mk.co.kr, 2011/04/20)  물론 환경부에서는 철저한 환경영향평가를 통하여 친수구역의 수질이 악화되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하지만, 4대강 사업 과정을 통하여 보여준 환경부의 모습을 볼 때에 매우 공허하게 들린다.  4대강의 수질을 보전하는 것이 환경부의 양보할 수 없는 책임이라면, 환경부는 국토부와의 불화를 감수하고서 친수구역특별법의 폐지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4대강 살리기추진 본부, 2009/6/8,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

4대강 살리기추진 본부, 2009/6/8, 질의응답 자료.

강상준, 2009/1, 수변구역 관리현황과 시사점, 경기개발연구원.

건설교통부, 2006,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

김좌관, 2009/7/15, 낙동강 보 건설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 평가.

송미영 외, 2009/7/24, 4대강 살리기 사업과 후속사업 대응방안, 경기개발연구원.

이원환, 2010/5, “4대강 살리기 마스터 플랜 수정되어야 한다”, 대한토목학회지 제58권 제      5호, pp. 60-64

환경부, 2007/1/10, 환경부고시 제2006-227호 “중권역별 수질 및 수생태계 목표기준과 달      성기간”

환경부 보도자료, 2009/6/8,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 최종 확정”

환경부, 2010 환경백서, pp. 389-390.

http://ask.nate.com, 2008/12/30, “대운하 전초사업 환경평가 회피 의혹“

http://media.daum.net, 2010/10/03, “국토부 4대강 주변 개발법안 ‘환경부 반대’ 묵살“

http://news.hankooki.com, 2010/06/16, “‘4대강 수리모형실험‘ 선행 여부 입장차 뚜렷“

http://news.khan.co.kr, 2011/02/17, “강만수, 4대강 치수사업 아닌 호텔.레저산업“

http://news.mk.co.kr, 2011/04/20, “[사설] 4대강 수변도시 개발, 꼭 필요한가“

http://whywon.net, 2009/11/26, “<4대강 시리즈> 5년 전 이미 환경부는 반대했었다“

www.chosun.com, 2009/05/07, “[한삼희의 환경컬럼] ‘4대강’ 무슨 일 벌어지고 있기에“

www.e2news.com, 2010/12/22, “4대강 살리기는 후손에 물려줄 유산“

www.mdtoday.co.kr, 2009/10/06, “이만의 장관 ‘초지일관’에 지루했던 ‘4대강 국감’”

www.me.go.kr/환경부소개/설립목적임무

www.sisinlive.com, 2009/11/16, “4대강 환경영향평가를 평가한다“

www.sisainlive.com, 2010/10/08, “‘평화‘.’소수자 인권’을 화두로 삼은 윤여준“

www.viewsnnews.com, 2008/12/01, “MB, 4대강 정비면 어떻고 운하면 어떻냐“

www.viewsnnews.com, 2008/12/14, “이 대통령, 신속한 예산집행 지시“

www.viewsnnews.com, 2008/12/29, “4대강 정비, 뭐 급하다고 환경평가도 안하고“

www.viewsnnews.com, 2010/8/30, “심명필 ‘습지, 홍수 부담되기 때문에 없애야’“

 

 

[부록]

<2009년 6월 29일 이명박 대통령 제18차 라디오 연설 4대강 관련 부분 전문>

이 기회에 분명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제 믿음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습니다.  그것은 정치하기 오래 전 민간기업에 있을 때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고 실은 1996년 15대 국회 때 당시 정부에 운하는 꼭 해야 할 사업이라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중심적인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정치적 쟁점이 되어 국론을 분열시킬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실 대운하의 핵심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에서는 그걸 연결할 계획도 갖고 있지 않고 제 임기 내에는 추진하지 않겠습니다.

그렇다고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강을 이대로 둘 수는 결코 없습니다.  국민여러분, 만일 한강을 그냥 놔두었다면 과연 오늘의 아름다운 한강이 되었을까요? 잠실과 김포에 보를 세우고 수량을 늘리고 오염원을 차단하고 강 주변을 정비하면서 지금의 한강이 된 것입니다. 요즘 한강에서 모래무지를 비롯해 온갖 물고기들이 잡힌다고 하지 않습니까?

울산의 태화강도 마찬가지입니다.  완전히 죽었던 태화강을 지금 준설해서 물을 풍부하게 하고 환경친화적으로 강을 정비하고 나니까 이제는 울산의 아주 보물이 되었습니다.  누가 저보고 태화강에서 요즘 수영을 못한다고 하길래, 왜 못하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물고기가 너무 많아서 헤엄치기 어렵다고 하길래 우리 모두 함께 웃었습니다.

4대강 살리기도 바로 그런 목적입니다.  지난 5년간 평균으로 보면, 연간 홍수 피해가 2조 7000억원이고, 복구비가 4조 3000억원이나 들었습니다.  수질도 개선하고 생태 환경과 문화도 살리면서, 국토의 젖줄인 강의 부가가치도 높이면, 투입되는 예산의 몇 십 배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청계천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복원했습니다.  그렇게 달라진 청계천을 지금은 사업 초기에 그렇게 반대했던 분들까지 모두 행복하게 즐기고 있지 않습니까?

<참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일부에서 대운하 백지화라는 표현을 쓰는데 적절치 않다”며 “임기 내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